유리 장벽을 깨는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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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TREND

유리 장벽을 깨는 광고

 

“남자답게” 혹은 “여자답게”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대부분이 살면서 한 번쯤은 듣거나 사용해봤을지 모르는 말들입니다.

 

이렇게 성별에 따라 특정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는 사고방식을 ‘성 고정관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TV와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러한 사고방식에 노출되어 있었고, 계속해서 영향을 받아 왔죠. 근래 ‘양성평등’이라는 주제가 다시 화두에 오르면서, 성 역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광고 역시 ‘펨버타이징(Feminism + Advertising)이란 화두 속에 성차별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실제 세계 최고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축제인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 역시 성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바꾼 광고들을 조명하기 위해 

‘글라스 라이언(Glass Lion)’ 부문을 운영하며 ‘젠더리스(Genderless)’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오늘은 성 고정관념을 깨는 크리에이티브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닛산(Nissan) - #SheDrives

 

2016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이 운전을 할 수 없는 국가였습니다. 종교적, 법적 근거 조차 없이 남성 위주의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형성된 문화였죠.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의 지속적인 개혁 의지의 표현과 사회적 체질을 개선하려는 국가 내부 상황이 맞물려 2017년 9월 26일, 여성의 운전과 면허 취득을 허용한다는 왕령이 발표되었습니다.

 

 

닛산은 여성 운전자들을 위한 GRL(GIRL) 번호판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에게 넓은 주차장과 운전 연습을 할 수 있는 차를 제공했죠. 깜짝 운전 강사로 그들의 남자 가족을 섭외해, 닛산(Nissan)소셜미디어(SNS)에 #SheDrives(그녀가 운전한다) 해시태그를 달고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남성들에게도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 그들의 지지를 보여주길 요청했죠.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은 스스로 운전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운전기사를 고용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64%의 사우디 남성들이 영상을 시청했고 캠페인은 전세계 천 만명에게 도달했죠. 여성의 운전을 반대하던 많은 사우디 남성들이 #SheDrives 해시태그를 통해 외면받던 여성들의 권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더 적극적으로 사우디 여성들을 응원해주었죠. 이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더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도브(Dove) – Image Hack

 

 

‘셔터스톡(Shutter Stock)’을 사용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셔터스톡은 5만 컷 이상의 사진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이미지 스톡 사이트입니다. 여러 광고 대행사, 디자이너, 미디어 등의 업계에서 이용하고 있죠. 뷰티 브랜드 ‘도브(Dove)’에서 셔터스톡에 ‘Beautiful Woman(아름다운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자, 검색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성이 상품화되어 있고 선정적으로 묘사된 여성의 이미지들만이 가득했기 때문이죠. 
 

 

10명 중 7명의 여성들은 비현실적으로 묘사된 광고 속 여성 이미지로부터 큰 괴리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는 끊임없이 이런 이미지들을 생산해내죠. 도브는 셔터스톡을 해킹해 업계의 관행을 바꾸고, 비현실적인 여성의 특정 이미지들만 생산해내는 것을 꼬집고자 했습니다.

 

도브는 검색 결과에 성적으로 묘사된 여성보다 아름답고 다양한 모습의 여성 이미지들이 등장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들은 자동차를 정비하느라 기름 때를 묻힌 여성부터,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여성 등 사회에서 부여한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여성들의 사진을 ‘Beautiful Woman’이라는 검색 키워드와 함께 셔터스톡에 업로드하기 시작했죠.
   

 

약 100명에 달하는 전 세계의 사진가들과 함께 일주일 만에 수천 장에 달하는 이미지들을 촬영해 셔터스톡에 업로드하였고, 이전과는 다른 다채로운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세계 여성의 날에 도브(Dove)가 제공한 이미지를 활용해 ‘#equalwoman’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42개의 기업들이 옥외광고를 설치했답니다.


도브(Dove)는 ‘Beautiful Woman’ 캠페인을 통해 사회에 뿌리깊이 박힌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꼬집고, 미디어의 책임을 되물었습니다.    많은 브랜드와 여성들이 캠페인을 뜨겁게 지지했죠.

 

나이키(NIKE) – This is us


 

나이키(NIKE)는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에 맞추어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담아낸 영상들을 공개했습니다.

여성 인권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러시아, 터키, 중동 세 지역을 중심으로 제작되었죠. 과연 ‘진정한 여성의 모습’, ‘여자다움’이란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에 대한 속 시원한 해답을 제시하는 “This is us(이것이 우리입니다)”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예쁘고 아름다운 얼굴을 갖고 있죠.”라는 말과 함께 여성은 방긋 웃습니다. 그러자 연두색 마우스 피스가 드러나고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샌드백을 상대로 멋진 펀치 연습을 합니다. 빵 반죽을 하기 위해 밀가루를 묻히는 줄 알았던 손은, 역기를 들기 위한 탄마가루가 되었죠.


“아, 그리고 우리는 금을 사랑해요.” 하는 대사와 화려한 장신구들이 등장합니다. 화면이 전환되자 금메달을 목에 건 채 각종 트로피를 배경으로 “우리에겐 금이 어울려요.”라고 말하는 강인한 여성이 서 있죠. 영상이 끝나갈 때쯤,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소녀의 발이 핑크빛으로 꾸며진 방을 한 번에 부수어 버립니다. 마치 여성에게 부여된 스테레오타입을 무너뜨리는 것처럼요.

 

 

나이키(NIKE)는 ‘This is Us’ 캠페인을 통해 ‘진정한 여성’의 모습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각자의 개성으로 뭉친 ‘한 사람’임을 강조했습니다. 제품에 대한 설명 한마디 없이, 당당하고 개성있는 여성들의 모습만으로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표현하기엔 충분했죠. 무심하게 볼 수 있는 작은 것이라도 누군가에겐 무겁고 두꺼운 유리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성 고정관념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이런 유리장벽을 깰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가 더 많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합니다. 

 

글. Gerrard팀 채용준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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