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핫’한거 싫어요! ‘혐핫(嫌HOT)’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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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BIG DATA

이제는 ‘핫’한거 싫어요! ‘혐핫(嫌HOT)’트렌드

 

 

▶ 나는 '핫' 한게 싫다?!!

 

혐핫 신드롬 (嫌Hot Syndrome)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특정 장소가 지나치게 유명세를 타거나, 인기 있는 장소에 방문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세계 1위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가진 한국은 급속도로 발전한 소셜미디어(SNS) 덕분에 이른바 '핫플레이스'의 공유와 성장이 매우 빠릅니다.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경리단길, 샤로수길, 망리단길, 익선동, 연남동까지. 숨어있던 지역들이 청춘들의 발걸음으로 북적거리고 더불어 상권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역이 활발해지는 것이 싫거나, 이런 지역에 방문하는 것을 기피하는 움직임이 있다니,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맛집, 카페 공유 거부


먼저, 혐핫 움직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혐핫’이라는 단어 자체는 일반인이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현상에 대한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맛집 + 안알랴줌/비밀' 버즈량 추이를 살펴보았습니다.

 

 

해당 버즈는 2016년 중반부터 조금씩 증가하며 꾸준히 언급되어 왔는데요,
최근 1년 간 전체 버즈량이 10만 건이 넘었습니다. 적지 않은 수치입니다. 최근 혐핫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생긴 이유는 업체에서 먼저

'사진촬영금지','블로거 출입금지' 등 유명해 지는 것을 거부하는 움직임 또한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

 

 

 

핫플레이스, 선호하지 않아


실제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핫플레이스' 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49세 성인 남녀 1,8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28%의 소비자는 유명한 핫플레이스 방문을 선호하지 않으며, 27.4%의 소비자는 소셜미디어(SNS)나 블로그 등에서 유명한 음식점/카페를 과거에는 방문했으나 현재는 찾아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소비자는 본인이 아는 맛집이 유명해지는 것을 거부하기도 하는데요,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 중 59.6%는 마음에 드는 곳의 사진을 업로드 하지 않거나 업로드 해도 가게 이름 노출을 꺼린다고 합니다.

 

 

핫플레이스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 내가 아는 장소가 핫플레이스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소비자는 공통적으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겪는 불편함을 싫어합니다.

 

 

무분별한 소셜미디어(SNS) 노출의 부작용

핫플레이스 방문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소셜미디어(SNS) 인기에서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무려 10명 중 9명에 가까운 소비자가 소셜미디어(SNS)를 믿고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을 방문했다가 실망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상업적 포스팅에 속았거나, 기대했던 퀄리티가 아니었다는 응답,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더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장소를 방문하는 행동을 살펴보면, 트렌디한 곳이라고 하니 궁금해서 (42%), 유명하니까 믿을 수 있어서 (34%), 주변에서 다들 가니 가 보고 싶어서 (29%) 라는 응답이 있습니다. 이는 평균 5명 중 2명 정도가 대중의 인기도에 휩쓸려 핫플레이스를 방문한다는 뜻 입니다.

 

 

이렇게 소셜미디어(SNS)의 후기를 보고, 포스팅 수치를 보고 남들이 가기 때문에 불안해서 찾아가는 행동은 장소에 대한 경험보다 소비에 가깝습니다.

 

대부분 나와 가깝지 않은 타인의 평가, 즉 소셞디어(SNS)나 블로그의 후기를 기준으로 해당 장소를 탐색하고, 나의 기호가 아닌 타인의 추천으로 메뉴를 선택하면서 본인만의 이야기가 쌓이지 않는 것이죠. 그로 인해 높은 기대치를 만족하기 어려워 실망감은 더 커지게 되는 패턴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의 43.7%가 기대보다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핫플레이스를 찾아가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결국 소셜미디어(SNS)로 인한 부작용이 핫플레이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쌓고 있는 것입니다.


 

 

 

특색 있는 장소의 변질 우려

 

핫플레이스는 대부분 대중적인 것을 거부하는 ‘힙스터’들에 의해 발견되고, 발전되는 형태를 띕니다. 다른 곳에서 발견하기 힘든 개성, 독특한 분위기, 비주류적 문화가 있는 곳을 찾아내는데요, 독특한 분위기의 가게 하나가 소셜미디어(SNS)에서 입소문을 타면 사람들이 우후죽순 몰려듭니다. 한 가게가 인기를 얻으면 바로 옆에 비슷한 가게가 들어서고, 결국 거리 전체가 비슷한 형태로 변화하면서 핫플레이스 지역으로 변화합니다. 유명세가 지속되면 결국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골목상권을 대신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일어나는데요. 이로 인한 실망감이 혐핫 신드롬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려 51.8%의 소비자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고 응답했으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특색이 사라지기 때문' 입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에서 유명한 핫플레이스를 방문했다가 '특색이 없어서 실망했다' 가 29%로 응답되었고, 앞서 멋진 음식점이나 장소를 발견해도 포스팅을 하지 않는 이유가 나만 아는 장소가 '모두가 아는 대중적인 장소가 되는 것이 싫다'는 응답이 30.5%로 높게 나타난 것을 보면, 개성과 독특성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염려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개성을 잃어가는 핫플레이스


실제 한국의 핫플레이스는 기존의 것을 복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로수길이 유명해지자 세로수길, 샤로수길이 생기고, 경리단길이 유명해지니 황리단길, 망리단길, 봉리단길이 생겨납니다. 연남동의 공원이 인기를 얻을 때는 미국의 센트럴 파크를 따라해서 연트럴 파크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핫플레이스가 되면 골목상권은 사라지고, 대기업이 들어서면서 임대료가 높은 상업지구로 변화합니다. 결국 한국의 핫플레이스는 트렌디(Trendy) 하지만 독창성(Originality)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죠.

 

이미 많은 소비자가 소셜미디어에 실망을 경험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소가 변질 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무분별한 블로그 포스팅이나 소셜미디어 홍보에 대해 다시 생각 해 볼 일입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아지트를 만들기 위해 소박한 장소, 대중들의 접근이 어려운 장소를 찾아낼 것으로 보여집니다.

 

글. Tillion팀 권이랑 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