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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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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12월 18일 세계 1위의 가구생활용품회사인 이케아가 경기도 광명시에 매장을 열었습니다. 한국에 이케아가 오픈한다는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 이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이케아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섞인 반응을 보인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케아가 한국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월마트가 망해 나간 것 보아라~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도 전문가를 포함해 적지 않았습니다.


개장한지 1년이 지난 이케아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광명점의 누적 방문객수는 670만명에 이르고 1년 매출은 3080억원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한국 진출 전 가구업계의 예상 매출치인 2,000억원을 훌쩍 상회하는 수준의 성공을 거둔 셈이죠. 외국 브랜드의 무덤이 되기 쉬운 이케아가 불과 1년만에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다시피 이케아의 가구는 아주 튼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크게 저렴한 가격도 아닙니다. 디자인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금세 카피 제품이 나와 디자인의 매력이 반감되기도 합니다. 구매 과정은 불편함의 극치입니다. 자신이 매장에 비치된 종이 줄자를 확인해 치수를 재야하고 고른 가구를 직접 가구를 카트에 담아 계산대에 끌고 가야 합니다. 배송은 자신의 차량으로 해야 하며 조립은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해야 합니다.

이런 불편한 컨셉이 오히려 현재 전세계 41개국에 진출하여 연 매출 40조원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 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른바 이케아 효과(IKEA Effect)입니다. 이케아 효과란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노동을 하면서 자신이 만든 결과물에 애정이 생기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신의 노동을 통해 무언가를 생산하게 되면 자신의 자긍심과 역량이 커졌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이케아 효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자, 이제 우리들의 주제인 크리에이티브 세계로 돌아와보겠습니다. 최근 브랜드 캠페인들 중에는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그 참여의 수준이 이케아와 같은 노동의 수준을 요구하는 수준까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캠페인에도 이케아 효과가 발휘되었을까요? 함께 살펴보시죠.

Jack Daniel –  The Bar That Jack Built

호주에서 1위 위스키 브랜드는 잭다니엘입니다. 하지만 최근 수많은 다른 위스키 브랜드들이 출시됨에 따라, 잭 다니엘은 1위의 자리에 위협을 받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잭 다니엘은 그들의 팬들을 다시금 불러 모으기 위한 큰 규모의 소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나 잭 다니엘의 팬층은 주로 40대 이상의 블루 칼라 계층으로 해쉬태그나 셀피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잭 다니엘은 그들을 직접 초대하여 잭 다니엘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잭 다니엘은 팬들의 재능과 시간 그리고 일부 물질적인 기부를 받아 ‘Jack Daniel’s Bar’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잭 다니엘은 ‘당신의 트럭을 빌려줄 수 있습니까?’ 혹은 ‘당신의 도구들을 가져오세요’와 같은 문구들이 적힌 포스터를 게재하였습니다. 팬들에게 잭 다니엘 바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요청한 것이죠. 

팬들은 이에 반응했습니다. 잭 다니엘의 SNS에는 참여를 원하는 팬들의 수 많은 댓글들이 올라왔고, 바를 만들기 위한 모든 것(자재들, 시간, 전문지식, 심지어 뮤직 트랙까지)은 그들의 기부로 준비되었습니다. 제작이 시작되자마자 많은 팬들은 몰려왔고, 그들이 가진 재능을 활용하여 바의 틀을 짜고, 구조를 만들고, 조명을 달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벽화를 그리거나 요리를 기부하고 심지어 밴드까지 몰려와 자신들의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놀랍게도 그들의 기부에 대한 모든 보상은 잭 다니엘 위스키로만 이루어졌습니다.


잭 다니엘은 ‘The Bar That Jack Built’ 캠페인을 통해 세계 최초로 처음부터 끝까지 대중에 의해 제작된 바를 열었습니다. 잭 다니엘 바를 제작하기 위해서 총 17만 8천 달러 값어치의 시간과 재료, 전문 지식이 사용되었고, 그 결과 8만4천 호주 달러를 넘는 Earned Media 광고 효과를 보았습니다. 작년 캠페인과 대비하여 263%나 높은 참여율을 달성하기도 하였죠. 오직 268개의 위스키(6300호주 달러)를 제공함으로써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Sibylla – Future Fries

스웨덴 패스트 푸드 체인 Sibylla는 2014년 가을 새로운 감자 튀김을 시범적으로 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감자 튀김 메뉴의 호응이 좋으면, 2015년에도 지속적으로 판매하기로 하였죠. 감자 튀김이 미래의 고객 방문을 약속하는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에 ‘Future Fries’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Sibylla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Future Fries를 활용한 독특한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Sibylla는 Future Fries를 통해 단순히 매장의 미래를 약속 받는 것 이상으로, 고객들에게도 자신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고객들은 Sibylla 매장에서 Future Fries를 구매한 후 쟁반에 모두 쏟아놓고, 그 모양을 사진 찍어 해쉬태그 #FutureFries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합니다. 그러면 24시간 안에 Sibylla에서 파트너쉽을 맺은 점술사 Vivian Eklof가 그 사진을 확인하고 그 사람의 운세를 댓글로 답해주는 방식입니다. 


마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컵 아래에 남은 커피가루로 점을 치거나, 차를 마시고 난 뒤 그 찻잎으로 점을 치는 것과 같은 방식이죠. 때때로 Vivian은 Sibylla의 매장에 직접 방문하여 사람들과 만나 더 구체적으로 그들의 미래에 대해 점쳐주기도 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v3bbkxN50Y/ 로 들어가시면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된 인증샷과 Vivian의 댓글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ibylla의 Future Fries 캠페인은 큰 인기를 얻었고, 천 개가 넘는 예언들이 고객의 사진 아래 답글로 달렸습니다. 감자 튀김 사진만을 보고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예측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점술가의 예언은 꽤나 정확했다고 합니다. #FutureFries 해쉬태그의 좋아요는 38000번 이상을 기록했고, 110만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에게 Sibylla의 캠페인이 노출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Sibylla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는 1533% 증가하였고, 작년 대비 매출액 또한 35% 증가하였습니다.





레고 – SG100: Rebuild
싱가폴의 독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레고와 광고대행사 Iris는 ‘Rebuild’라는 특별한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레고와 Iris는 이번 실험을 통해서 싱가폴 특유의 ‘Kampung 정신(서로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배려하는 정신)’을 환경과 미래 세대에 적용하고 싶어하한 것이죠. 그래서 50년 후 싱가폴의 모습을 레고로 건축하게 하기 위해 미래의 건축가, 즉 아이들을 초대했습니다. 

레고와 Iris는 레고 전문가에게 50년 후 미래의 싱가폴 모습을 레고로 조립하게 하였습니다. 레고 전문가들은 미래적인 디자인의 고층 건물들과 거대한 고속도로 등으로 가득 찬 모습의 싱가폴을 만들었죠. 바로 다음, 레고 전문가들이 완성된 작품에 6살의 아이들을 투입하였습니다. 

아이들은 고층 건물들로만 가득한 싱가폴을 점점 자신이 원하는 싱가폴의 모습으로 바꿔갑니다. 아이들은 고층 건물들을 떼어내서 공원을 지었고, 바쁜 업무로 인해 자신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를 위해 사무실 바로 옆에 집을 지어주는 등 인간적인 모습의 싱가폴로 변화시켰죠. 부가적으로, 레고는 영상에서 사용된 레고 제품들을 실제로 4가지의 한정판으로 나누어 판매하였다고 합니다. 


레고 싱가폴의 사장인 Dan Luo는 “50년만에 급성장을 해낸 국가인 싱가폴은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혹은 환경을 생각하는 것 등을 의미하죠.”라고 말하였습니다. 레고 제품을 이용해서 제품 홍보뿐만이 아닌 도시 발전의 철학까지 전달한 뜻 깊은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레고를 통해서 말이죠.



HelpUsGreen – Sow, Don’t Throw

인도에는 12억 인구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은 3억3천만 개의 각기 다른 신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인도의 종교 관련 상품 시장은 300억 달러 이상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품 제조업자들은 종종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신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제품의 패키지에 담았습니다. 신의 이미지가 그려진 상품을 사람들이 더 많이 사가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러한 패키지들은 예상치 못한 나쁜 결과를 낳았습니다. 

 

인도 사람들이 패키지에 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함부로 버리지 못해, 나무 아래나 강물에 투기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죠. 신의 이미지를 쓰레기통에 버릴 수는 없었기 때문에 패키지를 모아 자연으로 다시 되돌려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쓰레기 투기 문제와 환경오염을 일으켜 사회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자연 친화적인 재생 상품을 제작하는 HelpUsGreen 단체는 인도의 종교적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ow. Don’t Throw(버리지 말고 심어라)’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HelpUsGreen은 그들의 자연친화적 향초를 담는 패키지를 Tulsi 씨앗이 스며들어 있는 씨앗 종이로 만들어 100% 자연 혼합물로 이루어진 제품 패키지를 개발하였습니다.





 심지어 패키지에 인쇄되는 잉크조차도 식물성 염료로 제작하였죠. 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안에 들어 있는 향초를 사용한 후, 패키지 종이를 펼쳐 화분 안쪽에 넣고 흙을 덮어 심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물을 주고 기다리면 Tulsi의 새싹이 자라나죠. 패키지에는 QR 코드가 인쇄되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HelpUsGreen의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홈페이지에는 씨앗 종이를 활용하는 방법이 나와있으며, 자신이 키운 식물의 사진을 공유하면 자사 상품에 대한 추가 할인 혜택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HelpUsGreen의 독자적인 패키지는 브랜드의 가치와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인지시키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종교적 의식 뒤에 숨겨져 있던 이면들을 사고의 전환과 높은 기술력을 이용해 해결함으로써 인도인들에게 자연 친화적인 신앙 숭배 방법을 제안한 것입니다. 그들의 패키지를 통해 인도 사람들은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자신의 종교적 의식들을 지켜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