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과잉 시대의 해결사, '큐레이션 서비스'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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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BIG DATA

정보과잉 시대의 해결사, '큐레이션 서비스'의 진화



식당에 가서 복잡한 메뉴판을 마주했을 때, 편의점 음료수 판매대 앞에서 무얼 마실지 고를 때, 여행지 숙소를 고를 때 등 …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쉽게 결정하지 못한 경험, 한 번씩은 있으시죠? 더군다나 최근에는 IT가 발전하면서 정보는 넘쳐나고, 해외직구까지 가세하며 소비자의 선택대안은 끝없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선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며 ‘햄릿 증후군’까지 나타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택장애를 도와주는 다양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번 ‘빅데이터로 세상읽기’에서는 선택 대안 과잉 시대의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택 과잉 시대, 햄릿처럼 고뇌하는 소비자

   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잠들 때까지, 우리의 하루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정해야 하는 매 순간 마다 여간 고민이 되는 게 아니죠. 최근에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 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소비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햄릿 증후군’, ‘결정장애’, ‘선택장애’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소셜 빅데이터로 ‘햄릿 증후군’에 대해 분석을 해보니 작년 하반기 버즈량이 증가하며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는 대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큐레이션 서비스의 3가지 진화

   최근 들어 선택 대안 과잉 시대에 선택장애에 빠진 소비자들을 도와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업계 전반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큐레이션(curation)’은 미술관 · 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curator)'에서 파생한 신조어입니다. 큐레이터처럼 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의미하는데요, 소셜 빅데이터를 통해 큐레이션에 대한 관심수준을 살펴보니 2014년 대비 작년 버즈량은 71% 증가한 12,317건을 기록하며 높아진 대중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큐레이션 서비스의 진화 – (1) 직관에서 빅데이터로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해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뿐만아니라, 큐레이션 서비스 자체도 한 발 더 나아가며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큐레이션’에 대한 연관키워드 분석을 통해 큐레이션 서비스의 첫 번째 진화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전문가의 직관에서 빅데이터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큐레이션’ 연관 키워드 증감률 분석 결과, ‘전문가’, ‘사람’, ‘기획’ 키워드는 감소한 반면 ‘맞춤형’, ‘빅데이터’, ‘분석’ 키워드는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지금까지 큐레이션 서비스의 많은 부분이 업계 전문가의 지식이나 직관 등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추천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개개인의 패턴을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다 스마트한 큐레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의 IPTV의 경우, ‘B tv’는 개인 맞춤형 UI로 시청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것과 더불어 실시간 시청이력을 분석하고 인기 콘텐츠를 추천하는 ‘콘텐츠 연구소’를 통해 품질 높은 큐레이션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큐레이션 서비스의 진화 - (2) 커머스에서 생활 전반으로
   두 번째는 큐레이션 서비스 영역이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 입니다. 큐레이션에 대한 연관키워드를 분석해보면 커머스 뿐만 아니라, 문화, 정보, 트렌드 및 소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큐레이션 서비스가 다양한 생활 영역으로 확산 및 파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머스 영역은 인터넷 쇼핑몰 시대에서 소셜커머스 시대를 거쳐 이제 큐레이션 커머스로 진화하며 보다 더 스마트하게 소비자의 구매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 영역을 보면 앞서 언급한 B tv와 같은 IPTV업체들이 고객이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먼저 알아내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VOD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인터넷과 모바일을 뒤덮은 수많은 정보를 추려 짤막하게 전달해주는 ‘피키 캐스트’ 같은 정보 큐레이션 서비스도 바쁜 현대인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는 역할을 하던 SNS도 이제는 나의 관심사 또는 나의 관심인물 관련 정보를 큐레이팅 해주는 미디어로 진화하며 큐레이션의 영역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큐레이션 서비스의 진화 - (3) 모바일에서 오프라인으로
   마지막으로 모바일/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큐레이션 서비스가 이제 오프라인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사업영역의 발전이 가속화되며 온·오프라인 쇼핑의 경계가 무너지고 커머스 업체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큐레이션 서비스는 오프라인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내 한 대형마트는 지난해 말 큐레이션 가능을 강화한 생활 제안형 특화매장을 오픈하며 ‘제3세대 대형마트’를 표방하고 나섰고, 올해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한 매장을 30여 개 리뉴얼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유통업체는 화장품 기업과 손잡고 큐레이션 기능을 추가한 구독형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커머스 업계를 중심으로 큐레이션 서비스가 오프라인 영역으로 한 층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The Paradox of Choice – Why more is less
   큐레이션 서비스는 선택 대안의 폭발적 증가로 정보 과잉 시대를 맞이한 소비자를 도와주는 핵심적 서비스로 앞으로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이라는 책에서 선택 대안이 많아질수록 소비자들은 오히려 불만족하게 되고 더 나아가 선택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는 내용을 역설했습니다. 대안이 많아지면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져 고르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대안이 너무 많아져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부담을 갖게 되고 오히려 선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IT가 발전할수록 정보는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선택의 역설’현상은 더욱 소비자를 괴롭히게 될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결국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도와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는 각광받을 수 밖에 없고, 점차 더 진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글. 김미나 플래너(MT 사업개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