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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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BIG DATA

댓글의 무게

 

최근 불과 두 달여 사이에, 세 명의 젊은 별들이 스러져갔습니다. 우리 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려던 젊은 세 별의 안타까운 소식에 대한민국의 2019년 끝자락은 슬픈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잃게 된 것은 어쩌면, 단지 누군가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때로는 정말 아무런 이유 없이, 그리고 나의 스트레스만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우리가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쓴 댓글들 때문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한민국 “No.1 Real-Time Survey Platform” 틸리언(Tillion)의 대한민국 들여다보기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댓글의 무게 - 악성 댓글 없는 대한민국을 꿈꾸며>을 통해 '악성 댓글'을 둘러싼 인식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조사기관 및 일시: SM C&C 틸리언 프로, 2019년 11월 28일
조사대상 및 방법: 전국 1459세 미혼 남녀, 구조화된 설문에 따른 온/모바일 조사(Web/Mobile Survey)
표본 추출 방법 및 크기: 1,163명, 표본 추출 방법: 성/연령별(10세 단위) 무작위 할당 추출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0%p

 


 세 명이 모이면, 그중에 한 명의 '악플러'가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1459세 남녀 셋 중 한 명 이상은 악성 댓글(악플)을 직접 쓰거나 다른 사람의 악성 댓글을 공유/전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별 악성 댓글 경험률에서는 뚜렷한 경향성을 발견할 수 없었으나, 여자보다는 남자들의 악성 댓글 작성 및 공유, 전달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참고] 악성 댓글 작성 경험 유무를 직접적으로 물어본 기존의 타 조사 결과에서는 약 20~25%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으나, 이와 같은 질문 방식에서는 악성 댓글에 대한 개개인들의 정의가 상이하여 정확한 응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 조사에서는 악성 댓글의 정의를 다시 한번 제시하고, 악성 댓글을 단 대상을 복수 선택하는 방식으로 설문을 구성해 보다 구체적인 악성 댓글 경험을 응답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모두'가 악성 댓글(악플)의 대상이다 

 

악성 댓글의 대상은 정치인/정치단체>연예인(가수, 배우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정치인 혹은 연예인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단 경험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긴 했지만, 이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즉, 특정 군(群)에 악성 댓글이 집중된다기보다는 방송/언론 및 SNS 상에 노출되는 모든 대상이 악성 댓글의 타깃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대중적 인지도는 타인이 작성한 악성 댓글을 공유/전달하는 이유가 되지만, 일반인(모르는 사람)에 대한 악성 댓글 작성 경험도 상당히 많다(40대 1위(8.8%), 남자 2위(10.2%)는 점을 보면, 악성 댓글의 대상을 특정 군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악성 댓글(악플)을 작성하는 데 있어서 어떤 대상보다는, ‘누구든’ 그 대상에 대한 게시물의 콘텐츠가 중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악성 댓글(악플)은 불만이나 비동의를 표현하는 

 '하나의 의견'으로 인식 

 

그렇다면, 악성 댓글을 작성하고 공유/전달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악성 댓글의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은 행위의 이유로 ‘특정 대상의 행동/발언 또는 게시물 내용 등에 대한 불만/비동의 표현 (43.5%)’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정한 대상에 대한 비난/비방을 목표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게시물 콘텐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절반가량이 ‘불만/비동의 표현’을 악성 댓글의 이유로 꼽은 반면, 3040대에서는 ‘스트레스 해소’를, 그리고 40대 이상에서는 ‘질투/시기 또는 부러움’을 이유로 선택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설문조사에서의 다른 사람에게 좋게 보이거나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응답을 하려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이 젊은 연령대에서 보다 강하게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놀라운 결과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젊은 연령대에서 악성 댓글을 보다 가볍게 생각하여 스트레스 해소 목적 또는 단순 장난/놀이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오히려 SNS 미디어에서의 활동이 많은 3040대, 그리고 장년층에서 의견 제시 목적보다 감정적인 이유로 악성 댓글을 생성하는 경향이 많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악성 댓글(악플)은 개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다 

 

악성 댓글에 대해 개인들의 문제인지, 혹은 사회적인 문제로 받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습니다. 개개인들의 하나의 의사 표현의 방식으로 봐야 하며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를 막는 것도 개인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악성 댓글은 사회적 현상이며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이 대립되는 입장에 대해 대한민국의 1459세 남녀 중 ‘악성 댓글 (악플) 문제는 비단 악플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저 개개인들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악성 댓글에 대한 인식/사회적 분위기 개선 및 법적 기준 등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사회적 문제로 악성 댓글을 봐야한다는 입장에는 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으나, 법적 처벌 기준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입장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강한 법적 처벌 필요 vs 표현의 자유 침해 안돼 

 

 

현재보다 강한 법적 처벌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전체 응답자들이 비교적 강하게 동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악성 댓글을 직접 써 봤거나 동의 표현 및 공유/전달 경험이 있는 사람들 역시, 동의 수준에서는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강한 처벌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무게가 기우는 경향을 보입니다.

 

다만 악성 댓글을 하나의 의견으로 생각하는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막으면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한 입장은 찬반 의견이 매우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악성 댓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막아야 한다‘는 쪽에 다소 무게가 실리는 반면, 악성 댓글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에게서는 ‘표현의 자유’라고 보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악성 댓글(악플)은 범죄다 

 

대한민국의 1459세 남녀 응답자들에게 악성 댓글은 하나의 범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60% 이상은 ‘살인‘에 맞먹는 수준의 강력 범죄로 인식하고 있고, 직접 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악성 댓글에 동의하고 공유/전달하는 것 역시 동일한 범죄 행위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콘텐츠 생산자도 

 악성 댓글(악플)을 달게 만든 책임 있을까? 

 

악성 댓글을 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의 및 공유/전달하는 행위까지도 하나의 범죄로 인식하는 등 악 성 댓글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악성 댓글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역시 책임을 온전히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를 쓴 당사자에게도 악의적 댓글을 달게 하는데 일정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보다 상대적으로 많았고, 악성 댓글 작성 경험자들은 보다 강하게 악성 댓글 대상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악성 댓글의 근원적 이유는 '익명성' 

 

악성 댓글의 원인 또는 책임 소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민국 1459세 응답자들은 ‘익명성–악성 댓글의 생성을 통제할 수 없는 온라인의 시스템/구조(34.1%)’를 1 순위로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로 생각되고 있는 것은 ‘악성 댓글 작성자에 대한 강력하지 않은 법/처벌 기준‘일지도 모릅니다. 전체 응답자의 84.8%가 이를 3순위 내에 선택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수의 응답자가 ‘익명성‘이 근본적인 악성 댓글 생성의 이유일지라도, 강한 처벌 기준이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악성 댓글이 없어지는 그날을 위해 

 

악성 댓글이 없어지는 그날을 위해 모든 노력들이 다 필요하겠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개개인들의 인식 변화와 노력, 그리고 악성 댓글 작성자에 대한 법적 처벌 기준 강화로 보입니다. 다만 각 항목들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평가는 앞선 언급한 '개인의 인식 변화 필요성'에 대한 응답과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가장 필요한 것으로 꼽았던 ‘개개인들의 인식 변화‘ 유도 캠페인 등의 노력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오히려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법적 처벌 기준 강화와 악성 댓글 작성자들을 관리/제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모든 항목들에 대한 응답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항목들에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악성 댓글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한두 가지의 방법이 아닌, 제시된 모든 항목들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악플러의 모든 것을 공개하라 

 

그렇다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의 골자인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댓글 작성자의 아이디와 IP를 공개하는 준실명제, 그리고 실명을 공개하는 ‘완전‘ 실명제 모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조금 특징적인 것은 정보 공개 범위가 더 크고 명확한 ‘완전‘ 실명제에 대한 찬성 의견이 더 많다는 점입니다.

 

악성 댓글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중간한 공개보다는 이왕이면 보다 확실하고 명확한 제도를 원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악성 댓글은 절대,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이 한 번 더 함께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악성 댓글은 절대,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막상 내가 맞닥뜨렸을 때, 헤쳐 이겨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 사회의 악성 댓글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보다 더 무겁고 진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내용은 그 이유에 대한 것입니다.

 

조사 결과 1459세 남녀 응답자 10명 중 2명은 이미 악성 댓글 피해를 받은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 20%의 수치는 크지 않게 느껴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에 이미 수백만, 수천만 명이 악성 댓글로 인해 아파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바로 옆에 있는 가족, 애인, 동료 중 누군가는 이미 악성 댓글 때문에 아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 큰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악성 댓글 피해를 당하기 전에는, 악성 댓글 작성/유포자에 대해 고발/고소 등 법적 조치를 강력하게 대처할 것을 다짐하고, 그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당했을 때에는 불쾌하고 억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참을 수밖에 없는 현실. 이제 그 현실을 똑바로 바라봐야겠습니다.


이제 얼굴 없는 누군가의 손가락에서 나오는 보이지 않는 힘 때문에, 슬퍼하고, 아파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Tillion팀 김경석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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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조사를 통해 소개한 다양한 질문과 그 결과들은 No.1 Real-Time Survey Platform, Tillion Pro (https://pro.tillionpanel.com)의 Self-Survey를 통해 30분(실사 진행 시간 기준)만에 수집된 Data입니다. 앞으로도 가장 쉽고, 빠르고, 정확한 조사 Platform, Tillion Pro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