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인듯 친구아닌 친구같은, 빠른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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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BIG DATA

친구인듯 친구아닌 친구같은, 빠른년생

 

대한민국은 유난히 ‘나이’에 민감한 나라입니다.

얼마 전 오랫동안 해외에 머물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최근 국내 회사로 자리를 잡아 한국에서 생활하게 된 지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신이 머물던 곳의 어린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만나면 가장 먼저, 넌 이름이 뭐야?", "어디에 살아?”와 같은 질문을 하는데, 한국에 돌아와 놀이터에 가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어린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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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몇 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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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tvN <나의 첫 사회생활>

 

지난 1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나의 첫 사회생활(tvN)> 서로 처음 만나는 5~7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같은 공간에 놓인 아이들이 어떻게 서로 소통하는지에 대해 관찰하는 취지였습니다. 예고편과 첫 방송에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아이들의 바로 첫 번째 사회생활에 포착된 아이들 간의 서열 정리였습니다. 한 아이는 너는 다섯 살이고 나는 여섯 살이다라며 나이를 강조했고, 7살 아이는 자신보다 어린아이가 반말을 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서슴없이 내비쳤습니다.

 

아이들이 보여준 이와 같은 인간관계 정리는 어쩌면 우리나라에 만연한,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서열 정리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조차 나이에 민감할 정도로, 우리 어른들 역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조심스럽게 상대방의 나이를 파악하고자 하니까요.

 

가뜩이나 나이에 민감한 대한민국에만,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있는 나이가 있죠. 그것은 바로 빠른년생!'

 

▲이미지 출처 : tvN <나의 첫 사회생활>

 

3월부터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우리의 교육제도에 따라 1,2월 생까지 같은 학년/동기가 되는빠른년생의 존재는 사회적으로 많은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내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1-2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학교에 빨리 입학한 죄로 인해, 서열 정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맞물려 소위 족보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몰리기 일쑤입니다.

 

물론 앞으로 점점 우리 사회에 빠른년생은 없어질 예정입니다. 지난 2020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고등학교 수험생 중에는 빠른년생으로 입학한 20021,2월 생들이 함께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치러질 2021학년도 수능부터는 1,2월 생들을 볼 수 없습니다. 지난 2007빠른년생을 폐지하도록 초, 중등교육법이 개정되었고, 이듬해인 200831, 이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2009년 초등학교 1학년 입학 대상자였던 2003년생부터는 빠른년생이 폐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과거의 추억 속으로 사라질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2020년을 기준으로 여전히 스무 살 이상의 모든 어른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

 

대한민국 “No.1 Real-Time Survey Platform” Tillion의 대한민국 들여다보기 다섯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한국에만 있는 '빠른년생', 그것이 알고 싶다>입니다.

 

조사기관 및 일시: SM C&C Tillion, 2019년 1월 29일
조사대상 및 방법: 전국 2059세 남녀, 구조화된 설문에 따른 온/모바일 조사(Web/Mobilie Survey)
표본추출 방법 및 크기: 1,672명, 표본추출 방법: 연령별(10세 단위) 무작위 할당추출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2.5%p

1. 나이를 세는 4가지 방법에 관하여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나이 셈법은 다소 여러 가지입니다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나이를 세는 방법은 만 나이(태어나서 1년이 지나 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1살), ② 연 나이(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서 계산 : 만 나이와 동일하거나 1살 많음), ③ 한국 나이(태어나면서 1살, 해가 바뀌면서 1살이 늘어나는 방식) 3가지나 되는데, 빠른년생의 경우 나이가 최대 4개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922월에 태어난 직장인 김 모 씨의 경우 20201월 기준, 만 나이로는 27, 연 나이로는 28(2020– 1992), 한국 나이로는 29,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 연도에 따른 학년 나이로는 30살입니다. 나이를 세는 방법에 따라 27살부터 30살까지 최대 4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선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평소 본인의 나이를 '어떤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20대 이상의 응답자 중, 1-2월에 태어난 빠른년생응답자들은 평소 본인의 나이를 한국 나이(45.6%) – 만 나이(25.2%) – 연 나이(21.7%) 순으로 많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나이보다 최대 3살까지 많게 이야기될 수 있는 학년 나이로 이야기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7.5% 수준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성별에 따른 결과값 차이는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서열 관계에 대해 더 민감할 것으로 판단되어 학년 나이 혹은 한국 나이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오히려 여자들의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학교생활 또는 사회생활 중,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거나 차별당하고 싶지 않은 의도가 들어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령대별로는 대학생 및 사회 초년생의 비중이 높은 20대 빠른년생 응답자들이 학년 나이를 사용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었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비교적 적은 나이로 계산되는 만 나이 및 연 나이를 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젊을 때에는 1-2년 차이에 따른 서열 구분이 상대적으로 크게 체감되는 특성상,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거나 학교를 늦게 다닌 ‘후배’들과 맞먹고 싶지 않은 심리가 기저에 깔려있다고 보입니다. 반대로 나이가 들수록 학년에 따른 /후배관계의 체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이로 인해 높은 서열을 차지하기보다는 한 살이라도 더 젊게 살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빠른년생을 제외한, 3~12월 생 응답자들 역시 평소에 한국 나이(56.9%)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소 복잡한 심리가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빠른년생들의 나이에 대한 응답해 비해 매우 명확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응답자들이 학교 입학 및 취직 시기 등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로 학년 나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빠른년생 응답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젊은 연령대일수록 한국 나이를,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1-2살 적게 이야기할 수 있는 만 나이 또는 연 나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빠른년생에게 '빠른년생'이 갖는 의미 

 

대부분의 빠른년생을 둘러싼 나이 논쟁은 빠른년생이 ‘학년 나이’와 ‘실제 나이‘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를 두고 만들어집니다.

 

어떤 나이를 선택하는지는 빠른년생의 몫이지만, 이에 따른 주위의 불만도 오롯이 빠른년생들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주위에 나이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빠른년생이라고 하면 대접받고 싶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고, 태어난 연도로 이야기하면 족보 꼬인다는 불평이 터져 나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종종 학교도 아니고 사회에서 빠른이 어디 있냐는 반응들을 접하게 되는데요, 학창 시절에는 학년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던 친구, /후배들과의 관계가 사회에 나왔다는 이유로 다시 실제 나이를 기준으로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됩니다.

 

반대로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실제 나이에 비해 빠른년생들은 조금 더 일찍 학업을 마치고 직장을 갖고 돈을 벌고 승진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스스로도 남들보다 조금 더 이른 나이에, 더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심리적인 효과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본인들이 빠른년생이라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각종 뉴스와 보도를 통해 많이 접했던 빠른년생들은 본인이 빠른년생이라는 점을 상당히 불편하게 생각한다 는 인식과는 다소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빠른년생 10명 중 4명 이상은 본인이 빠른년생이라는 것이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고 유리한 조건이었다고 평가(40.6%)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불편한 점이 더 많거나 불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3.3%에 그쳤습니다.

 

연령대별 결과를 살펴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도움이 된/유리한 조건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지만, 대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의 비중이 높은 20대에게서, 그리고 젊은 연령대일수록 빠른년생이기 때문에 불편하고 불리하게 작용한 상황을 더 많이 겪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학년에 따라 관계가 정리되던 초/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벗어난 지 얼마나 되었느냐에 따라, 실제 나이에 따라 정리되는 관계로 전환되며 진통을 겪는 시기의 차이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빠른년생이기 때문에 겪게 된 불편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 소위 너 때문에 족보가 꼬인다라고 표현되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정리의 어려움‘을 선택한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나이는 같지만 아래 학년인 후배들이 빠른이 어디 있냐, 친구다라며 맞먹는 태도를 보일 때, 그에 대한 심리적 불만이 뒤를 이었고, ‘어려 보이고 싶어 한다라는 오해와 질타를 겪은 사람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20대의 빠른년생 응답자들의 경우,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술/담배 구입 및 주점(술집) 또는 심야시간 일부 업종 출입 제한‘이 불편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35.1%로 나타나는 등 재미있는 결과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3. 친구인듯 친구아닌 친구같은, 빠른년생

 

3~12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평소 주위의 빠른년생을 ‘실제 나이(55.0%)’로 대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학년 나이(45.0%)’ 응답과의 차이가 크지 않아, 여전히 빠른년생에 대한 판단이 명확하지는 않다고 해석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빠른년생의 상대방을 어떤 경로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혹은 빠른년생을 둘러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등을 바탕으로 유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4. 그리고 현재 진행형 고민, 한국 나이!

 

빠른년생에 대한 여러 논란들을 불러일으킨 학년 나이라는 개념은 이제 지난 2007, 중등교육법의 개정에 따라 점차 추억 속으로 사라질 이야기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3가지 – 만 나이, 연 나이, 한국 나이 의 나이 셈법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최근 국제 기준에 맞춰 우리나라도 만 나이로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국식 나이 폐지 및 만 나이 도입과 관련된 청원이 200건 이상 등록되어 있고, 작년 초에 국회에서는 연령 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나이’와 ‘만 나이’ 통일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도 국제 기준에 맞춰 일상에서도 ‘만 나이’로 통일하여 사용해야 한다(43.1%)’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0대 이상 국민 3명 중 1명은 현재처럼 일상에서는 한국 나이를, 그리고 공적/법적으로는 만 나이를 혼용하는 것도 상관없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었고, 공적/법적으로도 한국 나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도 23.3%에 달했습니다.

 

언젠가는 빠른년생과 학년 나이처럼 한국 나이도 없어지는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2020년의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나이에 대한 고민과 논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글. Tillion팀 김경석 플래너

 


소개한 다양한 질문과 그 결과들은, No.1 Real-Time Survey Platform, Tillion Pro (https://pro.tillionpanel.com)Self-Survey를 통해 , 30(실사 진행 시간 기준) 만에 수집된 Data라는 것!! 앞으로도 가장 쉽고, 빠르고, 정확한 조사 Platform, Tillion Pro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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