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반걸음만 앞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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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TREND

딱 반걸음만 앞서라


"領先半步(영선반보)”


중국 최고의 부호로 등극한 음료업체 와하하(娃哈哈) 회장 쭝칭허우(宗慶後)가 자신의 성공비결에 대해 답한 것이 바로 영선반보입니다. 

성공하려면 ‘반걸음’만 앞서라는 것입니다. 유행을 이끌고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나 브랜드도 마찬가지의 말을 하곤 합니다. 너무 파격적이거나 앞선 기술이나 스타일을 제시해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죠. 


발걸음'만’ 앞서라는 것의 다른 의미로 기술이나 스타일을 수용할 사람이나 사회의 수용도를 고려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회관습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급진적으로 넘어서는 것을 쉽게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더불어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겠죠. 광고 캠페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수용도나 의식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캠페인에 사람들의 참여를 기대하는 것은 과욕일 것입니다. 그래서 적정수준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부터 살펴볼 사례들은 사람들과 사회의 수용도를 고려해 딱 발걸음 정도만 앞선 아이디어와 기술을 담은 것들입니다. 이 사례들을 통해 발걸음만 앞서는 - 적정 아이디어에 대한 팁을 얻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aytm- Sweet change 



인도는 본래 은행 계좌를 가진 국민이 절반에 불과하고, 상거래의 96%가 현금으로 이뤄질 정도로 현금 거래를 선호해 온 대표적인 현금 선호 국가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가게에서 가게 주인이 손님과 현금 거래 시 손님에게 줄 거스름돈이 항상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인도에는 독특한 화폐가 존재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사탕입니다. 가게 주인들은 손님들에게 거슬러 줄 잔돈이 부족하면 사탕으로 대신하는데요, 아무래도 소비자들은 진짜 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손님들은 가게 주인이 사탕을 팔기 위해 거스름돈이 부족하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가게 주인들은 오히려 그렇게 많은 잔돈을 어떻게 준비 할 수 있냐면서 손님들을 비난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 내 전자 거래를 주도하는 핀테크 회사 Paytm은 사람들에게 전자 거래의 유용함과 편리함을 알려주고자 그 동안 지속되어 온 문화적 관습에 아주 작은 변화를 더한 새로운 캠페인(Sweet Change)을 진행했습니다.



Paytm이 만들어낸 사탕은 기존 상거래에 사용된 사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게 주인들은 기존에 해오던 사탕 거래와 같이 새로운 사탕을 손님들에게 거스름 돈 대신 주는데요, 손님들이 사탕 포장지를 열면 내부에는 특수 코드가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Paytm앱을 설치하고 그 코드를 입력하면, 사탕이 바로 전자 현금으로 전환됩니다. 사탕은 총 4종류로, 1, 2, 5, 10루피와 같은 가치를 갖는데요, 소비자들은 Paytm의 사탕을 통해 더 이상 손해보지 않고 정확한 금액의 잔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Paytm은 뉴델리의 가게 주인들에게 이 사탕을 배포했고 가게 주인들뿐만 아니라 손님들도 Sweet change 사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Paytm앱은 이 캠페인을 실시한지 한 달 만에 1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습니다. 손님들은 Sweet Change로 정확한 금액의 잔돈을 받아 사소한 금전적인 손해를 줄일 수 있고, 가게 주인들은 손님들의 비난을 받지 않고 편리하게 정확한 금액의 잔돈을 거슬러 줄 수 있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뉴델리의 여러 상점에서 사용되어 1만명도 넘는 소비자들이 Paytm의 전자 상거래의 유용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 캠페인을 실시한 한 달 동안 이 앱을 다운로드한 사람 중 36%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이 앱의 적극적인 사용자로 전환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Paytm- Sweet change





 콜롬비아 정부통신기술부 (Ministry of communications & Technology) - My line 


매일 전 세계에서는 약 35억 건의 구글 검색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높은 검색 횟수는 그만큼 현대인들이 필요한 정보를 구글 검색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인터넷에 접속해 검색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 2G 서비스의 피처폰이 주를 이루고 있는 콜롬비아의 외진 마을에서는 어려운 이야기인데요,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 검색처럼 편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콜롬비아 정부 통신기술부(Ministry of Communications & Technology)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Mullenlowe SSP3와 협력해 기존의 피처폰을 이용해 콜롬비아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My line(나의 전용선) 캠페인은 콜롬비아의 외진 곳에서 인터넷 없이 사는 사람들을 위해 ‘6000913’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숫자는 검색 엔진 구글의 철자 ‘google’에 ‘o’를 하나 추가해 구글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키는 전화번호인데요, 자신의 전화기로 ‘6000913’에 전화를 걸어 인터넷 검색을 하듯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음성인식을 바탕으로 구글 검색이 이루어지고, 다시 검색을 통해 찾은 내용이 즉각 음성으로 들립니다. 


오늘은 날씨가 어떤지, 축구 경기는 몇 시에 하는지, 요리 재료는 뭐가 필요한지 등 소소한 일상의 궁금증은 물론 미국은 누가 발견했는지 같은 초등학생의 질문까지 간단한 통화를 통해 검색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이 캠페인은 더 많은 사람들이 ‘6000913’ 번호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콜롬비아 마을 곳곳에 포스터를 부착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사용자가 전화를 통해 자신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음성 응답을 얻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이용한 검색 서비스입니다. 또한 사용자가 어느 장소에 있던, 현재 어느 기종을 사용하던가에 상관없이 AI를 이용해 누구나 검색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화 구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통해 이제는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상황에도 콜롬비아의 모든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매순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이제 콜롬비아 사람들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서 자유로운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셈이죠. 기존의 관념을 깬, 혁신적인 My Line(나의 전용선) 캠페인은 올해 칸 라이언즈 이노베이션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 콜롬비아 정부통신기술부 (Ministry of communications & Technology) - My line




Luki - Lifesaver Backpack 



콜롬비아는 수백 개의 강으로 이루어져 있어 정글에 사는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방법은 오직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뿐입니다. 날씨에 따라 급변하는 물살을 예측할 수 없어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길은 너무나도 위험한데요. 갑자기 변한 날씨 탓에 많은 비기 내리거나 폭우가 발생하여 지난 5년간 10,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강에 빠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콜롬비아의 인기 과일 스낵 브랜드 LUKI적십자사와 협력하여 아이들이 강에 빠져 목숨을 잃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학교를 가기 위해 위험하게 강을 건널 수 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는데요. 바로 위기 상황 시, 구명조끼 기능을 하는 책가방, The Lifesaver Backpack입니다!



The Lifesaver Backpack은 물속에서도 아이들이 가라앉지 않도록 하는 구명조끼 기능과 아이들이 학교 수업 교재 등을 담을 수 있는 가방 기능을 합친 것인데요. 가볍고 방수가 되는 소재, 밝은 색깔로 만들어진 가방은 아이들이 강물에 빠졌을 때, 멀리서도 식별하기 쉽고 물에 뜰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방에는 응급상황에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호루라기와 CPR안내서가 함께 부착되어 있습니다. The Lifesaver Backpack은 아이들이 정글에서 학교를 오가기 위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길에 갑자기 폭우가 내리거나 강물이 불어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The Lifesaver Backpack은 총 4곳의 정글 지역에 사는 아이들에게 배포되었는데요. 추가적인 안전수칙을 알려주는 교육 없이도 The Lifesaver Backpack만으로 아이들에게 배를 타고 이동할 때의 안전에 유의하도록 교육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외딴 지역에 사는 아이들에게도 책가방을 매체로 직접적으로 알릴 수 있었던 것이죠. 이번 캠페인은 칸 국제 광고제 Direct 부문에서 Bronze, 클리오 어워즈 Direct Marketing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답니다. 


Luki - Lifesaver Backpack



글. Digital Content팀 채용준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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